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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 이불… 붓글씨 액자… ‘미나리’에 한국色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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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한국정서 담은 주역들
한국계 미술감독 이용옥
의상 디자이너 수재나 송
캐스팅 디렉터 줄리아 김
영화 ‘미나리’의 배경인 트레일러 내부를 꾸민 이용옥 프로덕션 디자이너, 각 캐릭터의 성격에 어울리는 의상을 디자인한 수재나 송 의상 디자이너, 아역 노엘 케이트 조와 앨런 김을 캐스팅한 줄리아 김 캐스팅 디렉터(왼쪽부터). 아래 사진은 송 디자이너가 그린 순자(윤여정)의 의상. 이용옥·수재나 송 홈페이지, IMDb, 수재나 송 인스타그램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가 만든 미국 영화지만 한국적 색채가 강하게 묻어난다.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떠난 한국인 이민자의 정착기를 그렸기 때문이다. 영화 곳곳에는 꽃무늬 이불, 액자에 담긴 한국어 붓글씨, 매듭공예 등 1970, 80년대 한국 소품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모니카(한예리)의 발목까지 오는 주름치마, 순자(윤여정)의 하늘거리는 꽃무늬 셔츠도 낯익다.

미나리에 한국 정서를 불어넣은 주역은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인 제작진이다. 정 감독처럼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 또는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들이 어렸을 적 부모님 사진, 한인사회의 도움, 한국 가족으로부터 전해 받은 소품들을 한 조각씩 모아 미나리에 한국의 색채를 더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한국에서 패션잡지 에디터로 일하다가 2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용옥 프로덕션 디자이너다. 정 감독이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에서 이 디자이너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을 정도로 그가 영화에서 담당한 역할은 컸다. 이 디자이너는 촬영 장소 섭외부터 주된 배경인 트레일러 내부를 꾸미는 일까지 영화의 미술 전반을 책임졌다. 이 디자이너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1980년대 한국의 집을 트레일러 안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는 미국 매체 ‘프리 더 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영화 속 데이비드(영화 속 어린 막내아들) 정도의 나이였을 때 한국에서 찍은 어릴 적 사진에서 집을 어떻게 꾸몄는지 자세히 보니 서예, 매듭공예 같은 장식품들이 있었다. 미국에 사는 삼촌이 예전에 한국에서 가져온 1980년대 물건들을 받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을 아칸소 시골마을 농부 제이컵으로, 윤여정을 한국에서 건너온 1980년대 할머니 순자로 보이게 한 데는 의상의 힘도 컸다. 의상 디자인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의상 디자이너 수재나 송이 맡았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부모와 이모, 삼촌, 사촌들의 과거 사진들을 참고해 의상을 정했다. 그는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옷을 입었을 거야’라고 상상한 것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실제 그때 사람들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재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 한국계 미국인이 입었던 옷을 고르기 위해 그는 오클라호마 빈티지숍을 샅샅이 돌았고, 알맞은 것을 찾지 못했을 땐 자신의 옷을 사용하기도 했다. 영화 속 순자가 가족과 함께 교회에 갈 때 입은 아이보리색 블라우스는 송 디자이너의 옷이다.


출저: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0303/1056890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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